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약 15년 전 박사과정에서 미시경제학 강의를 들을 때
교수님은 불확실성이 없던 시대는 없었다고 말씀하셨다. 지금의 불확실성이 산업혁명이 당시의 사람들이 겪었던 불확실성보다 크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네트워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시대의 불확실성은 확실히 커졌다. 그 이유는 이전보다 더 많은 것들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순간적으로 하락하는 주식가격을 보면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역시 생존의 위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 시대에서는 생존의 위협만큼 좋은 기회가 생길 확률도 높다. 경영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순간적으로 왔다가 사라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실현할 것인가에 많은 관심을 집중시켜왔다.
개인 수준에서 다양한 사람과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거나 내게 부족한 면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성향, 처지, 입장 등이 비슷한 사람과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HR 부서 입장에서는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해야 불확실한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유연하면서도 민첩한 조직을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첫째, 네트워크를 파악해야 한다. 기업의 조직도가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한 공식적인 조직구조를 나타내는 것이라면, 구성원이 실제 일하면서 교류하고 소통하는 네트워크(비공식적인 조직구조)가 실제 조직 성과에 더 중요하다.
둘째, 네트워크의 단절된 부분을 찾아 이를 연결하여 정보 전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구성원이 기본적인 정보와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어떤 일을 맡았을 때보다 효율적으로 소통하며 빠르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창의성을 발현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예컨대 팀 사이의 원활한 정보 교환이 필요하지만, 팀마다 갖고 있는 관점과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선에서 정보가 교류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성원 모두 오랜 기간 재직하게 되면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된다. 이럴 때는 새로운 인재를 뽑는 것이 중요하며, 이들이 얼마나 다양한 관점을 갖고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또한 다양성 유지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보다 적극적을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개별 기업에서는 사람을 살리는 문제와 같이 보다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인센티브가 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조직 구성원 각자가 갖고 있는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조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따라서 HR 부서에서 조직 내부의 네트워크나 조직의 인적 구성뿐 아니라 구성원의 사적 네트워크까지도 통찰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네트워킹을 코치해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불확실성 시대에 대비하는 HR 부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출처 : 월간 HRD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김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