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선발의 기술
― 직원 정보로 ‘적합한 사람’을 합리적으로 뽑는 HRD 인프라와 절차
     
새로운 과제가 생기면 조직은 본능처럼 외부를 본다. 그러나 가장 빠르고 안전한 선택지는 종종 내부에 있다. 그것을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
문제는 “누가 적합한가?”이다. 이것을 감(感)에 의존해 정하는 순간 신뢰와 성과가 동시에 흔들린다.
해답은 간단하다. 인적 정보를 구조화하고, 절차를 표준화하여 적용하는 것. HRD가 그 설계자 역할을 하여야 한다.
     
     
무엇이 필요한가: 인프라 6요소(READY)
● R : Role Canvas(역할 캔버스)신규 과제의 문제 범위·핵심 산출물·필수 스킬·필요 경험·가용 시간을 1장으로 정의한다. “사람 찾기”가 아니라 역할 정의가 먼저다.
● E : Evidence Portfolio(증거 포트폴리오)직원별로 산출물·지표 개선 사례·동료 피드백이 모인 내부 프로필을 유지한다. 이력서가 아니라 증거 클립이 핵심이다.
● A : Availability & Load(가용성/부하)캘린더 연동으로 주당 투입가능 시간을 수치화한다. “할 줄 아는가”만큼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 D : Data Integrity(데이터 품질)스킬·경험 용어를 표준화(사전/태그)하고, 분기별 업데이트(해당 관리자, 혹은 개인) + 관리 검증 절차를 둔다.
● Y : Yardstick(평가 잣대)과제 적합성을 보는 공개 루브릭(rubric) : (a) 스킬/경험 적합, (b) 증거, (c) 가용성, (d) 협업 평판, (e) 이해상충. 항목·가중치·컷오프를 명시한다.
인프라의 목적은 ‘사람을 줄 세우기’가 아니라, 공정하고 재현 가능한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어떻게 선발할 것인가: 절차 5단계(SELECT)
S : SignalRole Canvas를 사내에 공지(과제 목표·필수 스킬·기간·투입 시간). 요청 스킬을 모호하게 쓰지 말 것.
E : Eligibility Screen자동 매칭(스킬·경험·가용성)으로 1차 후보군을 생성하고, 이해상충(현 직무 영향, 고객 겹침)을 체크한다.
L : Live Sample샘플 과제(1~2주)로 실전 적합성을 검증한다. 면접만으로는 부족하다. 작게 맡겨 실제 산출물을 본다.
E : Review후보의 포트폴리오(지표 개선, 산출물 링크, 동료 리뷰)를 평가기준표에 따라 다면 평가한다.
C : Commit &Communicate선정·비선정 사유를 평가기준표에 근거해 통지하고, 비선정자에게는 다음 기회를 위한 보완 학습팩을 제시한다.
T : Track과제 종료 후 성과·학습 기록을 포트폴리오로 환류한다(대시보드: 선발 소요, 과제 성과, 재참여율).
     
     
HRD 운영 체크리스트(10)
○ 신규 과제마다 Role Canvas 1장이 만들어지는가
○ 직원 프로필에 증거(산출물·지표·리뷰)가 붙어 있는가
○ 가용 시간이 숫자로 보이는가(주당 투입 가능 h)
○ 스킬·경험 표준 태그를 쓰는가(사내 사전)
○ 선발 평가기준표·가중치가 공개되어 있는가
○ 샘플 과제/트라이얼(1~2주) 절차가 있는가
○ 선정·비선정 피드백 템플릿이 있는가
○ 프라이버시·열람권·보존기간 정책이 명시돼 있는가
○ 선발 결과가 포트폴리오에 자동 반영되는가
○ 분기별 선발 공정성/성과 리포트가 공개되는가
     
     
간단 사례
소비재 기업 M은 신제품 실험팀을 내부 선발로 꾸렸다.
HRD는 Role Canvas로 “3개월/주 10h/고객 인터뷰 20건/데이터 요약 리포트”를 명시하고, 직원 프로필의 증거 클립(과거 인터뷰 스크립트, 인사이트 요약, NPS 개선 사례)로 1차 후보를 추렸다.
이후 2주 샘플 과제(가설–인터뷰–인사이트 1pager)를 수행하게 해 실전 적합을 검증, 루브릭(스킬 40/증거 30/가용성 20/협업 10)으로 최종 결정. 결과적으로 외부 채용 없이 2주 만에 팀을 구성했고, 실험 6주차에 첫 MVP 피벗으로 리드타임을 1/3로 줄였다.
구성원 신뢰도(공정성 설문)도 이전 대비 상승했다.
     
     
“조직내 아무 준비가 없다면?”: 90일 부트스트랩이 유리
0~2주: 핵심 과제 3종에 대한 Role Canvas 템플릿 완성
2~4주: 직원 증거 포맷(산출물·지표·리뷰) 정하고, 자발 업데이트 캠페인
4~6주: 단순 매칭 보드(스킬 태그·가용 시간)를 칸반으로 운영
6~8주: 샘플 과제 절차와 평가지 침 공개, 첫 파일럿 선발
8~12주: 대시보드(선발 소요·성과·피드백) 공개, 정책 보완(프라이버시·열람권)
핵심은 완벽이 아니라 흐름이다. 작은 절차가 돌아가면, 데이터는 금세 쌓이고 공정성은 눈에 보인다.
     
     
     
마무리
     
내부 선발은 정보와 절차의 승부다.
HRD가 역할을 먼저 그려 필요를 명료하게 하고, 증거 기반 포트폴리오로 사람을 보고, 샘플 과제로 위험을 줄이며, 평가기준표로 공정성을 지킬 때, 조직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해답을 발견하게 된다.
내부 선발은 한 사람의 참여를 설득이 아니라 설계에 따라 체계적으로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용어 풀이
- Role Canvas: 신규 과제의 요구를 한 장에 정리한 역할 설명서(범위·산출물·스킬·기간·시간).
- Evidence Portfolio: 직원의 실제 증거(산출물, 지표 개선, 동료 리뷰) 모음. 말이 아닌 결과 중심.
- 루브릭(Rubric): 평가 기준표. 항목·수준·가중치를 미리 정의해 주관을 줄이는 도구.
- 샘플 과제/트라이얼: 1~2주 실전 미션으로 적합성 검증. 면접 보완 장치.
- 가용성(Availability): 일정·부하를 반영한 실제 투입 가능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