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ECD 주요국 연간 노동시간을 보면 한국은 2285시간, 미국은 1989시간,
독일은 1371시간을 일하며, OECD 평균은 1770시간이다.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은 독일과 비교하면 연간 914시간, 즉 4개월이나 일을 더
하지만 소득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궁금한 것은 왜 그들의
근로시간은 부가가치가 높냐는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독일의 사무실이나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 근로자들 보다 더 똑똑하다거나, 더 열정적
으로 조직에 몰입한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또 다른 이야기로, 세계의 지붕인 에베레스트 산은 오늘날 누구나의 발아래 놓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의 발달도 있지만 동시에 높아진 베이스캠프의
위치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해발 6천 미터가 넘는 곳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기 때문에
8천 8백미터가 넘는 산이지만 6천 미터에서부터 오르기 시작한다면 개인이
극복해야 할 어려움은 과거와 다를 것이다.
OECD 국가 가운데 생산성이 높은, 소위 선진국은 직업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베이스캠프가 높은 곳에 설치된 것으로 비유될 수 있다. 그들은 잘 닦여진 기본과
기초 위에 최소한의 노력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10대 경제대국이라고는 하지만, 각 산업분야마다 잘 닦여진 베이스
캠프를 기반으로 이루어 냈다기 보다는 개인별로 투입한 엄청난 노력과
긴 노동시간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었다.
아직도 산업현장이나 조직 등에서는 부분적으로 자신이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만 일을 잘 하고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지속될수록 우리사회는 축적된 공통의 기반은 부족해지고,
각 개인이 수행해야 할 일의 양은 더 많고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요즘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는 개별 근로자들의 열정만으로 더 이상의 도약은 쉽지 않다.
사실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동
의 길, ‘기준’이다. 베이스캠프로 도달하는 길을 마련해 놓고, 이를 기반으로
부가가치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창의력을 개발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이제 각 산업분야에서 수행하는 업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베이스캠프를 높이는 일을 해야만 한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기준’이고, 그 일하는 기준을 지식,
기술, 태도로 구분하고 체계화해 놓은 것이다. NCS에 따라 교육훈련이 이루어질 때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여러가지 미스매칭현상을 줄여나갈 수 있다.
※ 출처 : 월간 HRD (2016.06월호)
한국산업인력공단 NCS센터 / 양기훈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