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패러독스 중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인 평가는 공정해야 한다는 당위적 명제와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공정하지 못한 결과적 현실 사이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회사가 상대평가 등급에 의한 보상의 차등, 즉 마켓형 성과주의를 도입한 이후 소위 말하는 분배의 공정성은 현실적으로 담보할 수 없는 것이다.
98%의 HR 매니저는 인사평가를 공정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Achieves, 2012년), 60%가 넘은 CHO들이 현재 회사의 평가시스템에 C 이하의 평가(World at Work/Sibson, 2010년)를 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공정하게 인식될 수 없는 평가를 공정해야 한다는 당위적 명제 하에 현실세계에서 공정하게 인식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부조화가 HR에서 표출된 현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인지부조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평가에 변화를 준 기업들이 있다.
Adobe의 경우 기존의 상대평가는 결과적으로 우수인재의 이직률을 10% 이상 높였고, 그 주범으로 업무수행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 부족, 임금과 승진을 염두에 둔 평가, 직원간 상대평가에 의한 팀웍저해 등을 지목했다.
따라서 기존 공식적 평가와 상대평가를 폐지후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GE와 함께 마켓형 성과주의의 선봉에 섰던 Microsoft도 비숫한 인식하에
기존의 계량적 · 상대적 평가제도를 폐지하고, 업무수행에 대한 리더와 팀원간의 절대적 피드백을 중심으로 한 ‘Ongoing Conversation’ 제도로 이행한 바 있다.
Adobe 나 Microsoft의 평가에 대한 변화는 평가의 근본취지가 ‘담당자의 업무수행 과정상 코칭 및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그리 놀랄만한 변화는 아니다.
대부분의 서양경제는 3~4차 산업혁명이 주를 이루고 있어, 1~2차 산업혁명의 유물인 상대평가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 또한 서구기업은 현장 리더중심의 인사운영이 정착되어 있어 사업과 환경의 변화에 매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지만, 한국기업의 경우는 인사부서가 인사운영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경직될 개연성이 크고 변화에 늦었다.
특히 인사부서 중심의 관행을 가진 회사는 현장리더에 대한 불신으로 인하여 더욱 통제지향적이고 프로세스 중심적으로 고착된다. 그렇다 보니 원래의 근본취지를 쉽사리 망각하기 마련이다. 더 이상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근본취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 출처 : 월간 인사관리 [2016. 4월호]
대림산업 인재개발실 / 유인종 CHO